다크우드(Darkwood) 개발사인 폴란드의 애시드 위자드 스튜디오(Acid Wizard Studio)는 5년간 조용했던 이유와 근황을 공개했습니다.
회사는 첫 게임으로 다크우드를 만들었습니다. 생존 공포 게임으로 호평을 받았죠.
그런데 회사는 게임을 출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엄청난 일을 합니다.
토렌트 사이트에 게임을 무료로 올려버린 거죠. 얼마 전 액티비전 블리자드 등 여러 회사의 연례 보고서를 살펴본 게임즈인더스트리는 불법 복제는 산업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말을 했는데요.
그건 큰 회사의 경우고 작은 회사에게는 큰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회사는 이런 일을 했고 당시 언론에서도 큰 화제가 됐습니다.
이런 일을 한 이유는 사람들이 게임 키(코드)를 구매한 뒤 G2A 등의 사이트에서 사람들이 재판매하는 것 때문입니다.
문제가 없는 경우도 있지만 키를 재판매하는 일부 업자는 훔친 카드 등으로 게임을 구매해서 판매하는데요. 훔친 카드니까 나중에 결제는 무효가 되고, 당연히 구매한 게임 키도 무효가 됩니다.
하지만 업자에게서 키를 구매한 사람은 그런 사실을 알 수 없습니다.
구매한 게임을 등록하려는데 안 되거나 게임을 하는 도중에 게임이 없어지자 구매자는 게임사에 따지거나 업자에게 따지는데 업자에게 따져도 결국 게임사에게 물어보라고 합니다.
게임사는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으니 새 게임기 키를 주곤 하는데요. 자사 잘못도 아닌데 소비자를 상대해야하고, 게임 키도 줘야하니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회사는 키 재판매에 반대하며 이런 식으로 게임을 사지 말고 그냥 무료로 받으라고 해버린 겁니다.
마음에 들면 할인할 때 구매해주면 좋겠다면서 말이죠.
사람들은 대부분 호의적으로 봤지만 게임 판매가 줄 것이라며 걱정하거나 바보라며 비난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회사는 다크우드가 150만장 이상 팔렸다고 밝혔습니다.
게임을 토렌트 사이트에 올리지 않았다면 사람들이 구매할 수 밖에 없어서 더 팔렸을지, 아니면 사람들의 관심이 떨어져 덜 팔렸을지는 알 수 없지만 회사는 기대를 크게 뛰어넘은 수치로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습니다.
객관적으로도 150만장은 인디 게임으로는 매우 크게 성공한 겁니다.
또 다른 효과도 있었다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키 재판매 문제를 활발하게 얘기하게 됐고 회사에 엄청난 양의 응원 메시지와 사연을 보냈습니다. 이를 읽는 게 가장 보람있었다고 하네요.
회사가 이런 일을 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폴란드라는 나라의 과거 때문입니다.
지금이야 더 위쳐, 사이버펑크 2077의 CD 프로젝트 레드가 있는 회사로 유명하지만 폴란드는 과거 한국과 같았습니다.
게임의 공식 판매 가격은 엄청나게 비쌌고 불법 복제 게임은 매우 흔했습니다. 개발진이 사는 마을에는 경찰서 맞은 편에 불법 복제 게임을 파는 가게가 있었죠. 마을 사람들이 게임을 하려면 오락실에 가거나 이 가게에서 게임을 사는 방법 밖에 없었습니다.
즉, 불법 복제 게임이 없었다면 개발진이 게임을 할 수도 없었고 다크우드를 만들지도 못했을 거라는 거죠.
한국이 그렇듯 이제는 폴란드도 게임을 공식적으로 적절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여러 나라에서는 게임이 매우 비싸고, 그렇지 않더라도 힘든 시기라서 게임을 구매하기 어려울 수 있죠.
회사는 그런 상황에서 무료로 게임을 하고 어떻게 좋은 경험을 했는지 적은 글을 읽는 것이 세상을 다 가진 듯 기뻤다고 합니다.
5년간의 작업, 특히 마지막 해는 거의 쉬지 않고 일해서 2017년 게임을 출시하고 2018년은 대부분 쉬었습니다.
그리고 2019년에는 준비하며 규칙을 정했지만 대부분 안 지켰고 다크우드의 업데이트를 작업했지만 여러 이유로 밀렸고 백엔드를 많이 바꿔서 사람들의 게임 기록이 망가지지 않게 매우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몇 가지 작업을 하기는 했지만 새 게임을 출시하고 싶은데 인원은 적어서 업데이트는 미뤘습니다.
다크우드 후속작, 외전, 프리퀄, DLC 등을 생각했지만 전술했다시피 너무 힘들게 일했기 때문에 새로운 일을 하기로 합니다. 다크우드를 좋아하고 언젠가 돌아가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개발진들에게는 힘든 기억이 남아있어 꺼려지는 거죠.
어떤 게임을 만들지 생각하다가 더 프리즈너(The Prisoner)라는 걸 생각합니다.
1980년대 동유럽, 공장으로 개조한 감옥에 갇힌 정치범이 1인칭 시점으로 문신을 그리며 살아남는 이야기입니다.
고객이 원하는 것, 충성심, 범죄에 따라 원하는 그림을 그리며 생존, 탐험, 친근한 존재 등도 있습니다.
하지만 감옥 생활이라는 주제는 개발진 대다수에게 잘 맞지 않았기 때문엔 다른 걸 하기로 합니다.
이번에는 100in1, 사커 키즈(Soccer Kids)의 2가지입니다.
100in1은 80년대가 배경이며 실험적이고, 혼란스럽고, 4번째 벽을 부수고, 여럿이 얽히고, 닌텐도 패미컴에서 영향을 받은 이상한 비동기식 온라인 게임 등등 수백개의 게임이 있지만 대부분은 할 수 없는 게임 모음입니다. 대충 만들어서 보여줄 게 별로 없다는군요.
사커 키즈는 게임 플레이 실험으로 시작했습니다.
자석으로 해보다가 아이들이 축구를 한다는 발상이 떠올랐고 사회주의에서 민주주의로 전환하던 시기인 1990년대 폴란드가 배경으로 만화를 많이 본 아이들이 바라본 생생하고, 장난스럽고, 과장된 세상이죠. 개발진들의 어린 시절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100in1을 폐기하고 사커 키즈를 계속 만드는데 무한한 수의 경기가 가능하고 AI 면에서 매우 복잡했습니다.
몇 달간 노력하다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인공지능을 서비스하는 QED 소프트웨어와 작업하기로 했고 덕분에 축구장 주변에서 길을 찾고, 플레이어가 실수하면 자비 없이 끝내버릴 수 있는 AI를 얻었습니다.
현재 초기 버전이며 무료로 해볼 수 있습니다. 반응을 많이 전해달라는군요. 아직 한국어는 지원하지 않습니다.
얼마 전에는 레딧에서 여러 질문에 답변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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