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브는 며칠 전 클라이언트 업데이트로 게임이 플레이스테이션 컨트롤러를 지원하는지 보여주는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거기서 끝나지 않고 어떤 일을, 왜 했는지 이전에 이어 또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먼저 무엇을 바꿨는지부터 알아보죠.
컨트롤러를 지원하는 게임을 보여주는 컨트롤러 지원 허브에서 지원하는 컨트롤러별로 게임을 분류했습니다.
최근에 사용한 컨트롤러에 맞춰 보여주지만 다른 것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상점 페이지에 스팀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3가지의 컨트롤러인 엑스박스, 듀얼센스, 듀얼쇼크의 지원 여부를 나눠서 보여줍니다. 이전에는 컨트롤러를 지원하는지 여부만 알려줬죠.
또한 게임이 제대로 지원하지 않더라도 스팀을 통해 사용할 수 있는 스팀 입력 API를 사용하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개발사가 권장하는 컨트롤러가 있다면 '추천 컨트롤러'로 표시합니다.
이런 기능은 현재 연결한 컨트롤러나 최근 사용한 컨트롤러에 맞춰서 보여줍니다.
상점에서 게임을 검색할 때 원하는 컨트롤러를 지원하는지 여부로도 검색할 수 있습니다.
라이브러리에서는 컨트롤러 정보를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이전에 컨트롤러를 사용했다면 게임이 얼마나 지원하는지 보여주고, 컨트롤러가 필수인 게임이라면 이전보다 확실하게 알려줍니다.
또한 라이브러리에서 듀얼센스, 듀얼쇼크를 지원하는 게임만 골라보거나 묶어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컨트롤러 구성 버튼도 표시해 쉽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 컨트롤러는 스팀 인풋을 기기에서 지원하지 않아 게임 내에서 켜야하는 경우가 있어 새로운 기본 모드도 만들었습니다.
당연하지만 스팀 기능의 일부인 빅 픽처 모드에서도 이런 개선점을 지원합니다.
자, 그럼 밸브는 왜 이런 일을 하는 걸까요?
밸브가 컨트롤러 지원을 개선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사람들이 컨트롤러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스팀 전체 활성 이용자 중 약 12%는 정기적으로 컨트롤러를 사용하며 인기 있는 구기 종목 게임은 80% 이상, 액션 RPG는 50% 이상이 컨트롤러를 사용합니다.
그렇다면 다른 것도 아닌 플레이스테이션 컨트롤러를 개선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당연하게도 사람들이 과거보다 더 많이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밸브는 오래 전부터 스팀에서 엑스박스 컨트롤러를 지원하는 게임을 보여주었는데요. 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당시엔 엑스박스 컨트롤러가 PC 컨트롤러 그 자체였기 때문입니다.
진짜 엑스박스 컨트롤러가 아니더라도 엑스박스의 연결 방식을 사용했고, PC는 엑스박스로 인식했고, 사람들도 엑스박스 처럼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2013년 엑스박스 원의 처참한 실패 이후 엑스박스의 인지도는 나락으로 떨어졌고 플레이스테이션 소유자가 많아지면서 PC에서 이미 가지고 있는 플레이스테이션 컨트롤러를 사용하려는 사람이 늘어났습니다.
특히 2020년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 5와 함께 혁신적인 기능으로 무장한 듀얼센스를 출시한데 반해 엑스박스는 거의 변화 없는 콘트롤러를 출시하면서 그 차이는 더욱 커졌습니다.
그 기능이 플레이스테이션 5에서만 쓸 수 있다면 의미가 없었겠지만 일부 게임이 PC에서도 듀얼센스를 지원하며 PC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죠.
그리고 엑스박스는 새 엑스박스에서도 여전히 게이머의 바람과는 반대로 가며 형편없는 성적을 내고 있고 당연히 판매량도 나쁩니다.
플레이스테이션 5 발표 전까지는 미국 일반 컨트롤러 판매량은 듀얼쇼크 4, 고급 컨트롤러는 엑스박스 엘리트 컨트롤러가 높았습니다. 이미 일반 컨트롤러는 따라잡을 수 없는 수준이었죠.
그러나 플레이스테이션 5와 듀얼센스의 고급형인 듀얼센스 엣지 출시 이후 엑스박스는 어떤 컨트롤러 부문에서도 우위를 잡지 못했으며 곧 장애인용 플레이스테이션 컨트롤러까지 출시를 앞두고 있기에 모든 부문에서 뒤처질 것으로 보입니다.
밸브가 말하길 플레이스테이션 5 출시 1년 전인 2019년에는 11월까지 사람들은 9억 9천번 컨트롤러로 게임을 했고 이 중 엑스박스는 76%, 플레이스테이션은 19%였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 5가 출시하고 2년이 지난 2022년에는 엑스박스가 60%, 플레이스테이션이 27%, 스팀 덱과 스위치 등이 13%였습니다.
또한 지난 4년간 플레이스테이션 컨트롤러로 게임을 한 횟수가 이전보다 4배 늘어났다는군요.
밸브는 자료를 참고하여 스팀을 개선하고 플레이스테이션의 높은 판매량, 수많은 사용량을 보고 사람들이 과거보다 플레이스테이션 컨트롤러를 선호한다고 파악해 이런 일을 한 것입니다.
물론 밸브가 이렇게 한다고 바로 지원 게임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윈도우를 만든 마이크로소프트가 엑스박스도 만든 만큼 PC와의 호환성을 고려한 것에 반해 소니는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개발자들이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그래서 밸브는 스팀 인풋을 통해 적용하거나 오픈 소스 라이브러리인 SDL3를 사용하길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닌텐도 스위치 컨트롤러는 이런 걸 왜 하지 않는가?
밸브는 스위치 컨트롤러의 지원을 추가하는 등 다른 회사의 컨트롤러 지원도 개선하고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하지 않는 이유는 그렇게 해야할 정도로 사용자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듀얼센스가 햅틱 피드백이나 어댑티브 트리거를 PC에서도 지원하는 것과 달리 닌텐도 스위치 컨트롤러의 HD 진동은 오직 닌텐도 스위치에서만 지원합니다. 그런데 듀얼센스만큼 관심을 끄는 기능도 아니라서 굳이 사람들이 PC에서 쓰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엑스박스가 혁신을 이뤄내지 않는 한, 닌텐도가 PC를 잘 지원하지 않는 한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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