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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콘솔

엑스박스의 온라인 DRM에 대한 이야기

by 사과향잉크 2022. 5. 19.

레딧에 올라온 사진

2주 전, 엑스박스 게임 서버에 문제가 일어났습니다.

미국 시간으로 5월 6일부터 엑스박스 게이머들은 게임을 구매하고 실행할 수 없으며 클라우드 게임을 할 수 없었습니다.

사용자가 소유권을 가졌는지 확인해야한다며 콘텐츠 소유자가 로그인을 해야한다는 오류만 반복했습니다.

엑스박스 홈 지정을 하라는 오류인데 홈 지정이 되지 않았으니 홈 지정을 하고 게임 라이선스를 받으라는 뜻입니다. 즉, DRM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얘기죠.

게이머들은 SNS나 전화로 마이크로소프트(MS)에 연락했고, MS는 하루가 지난 뒤 문제를 해결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가 문제를 겪었고 MS는 5월 9일에야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약 4일간 엑스박스 게이머들은 게임을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이유는 엑스박스의 온라인 DRM 정책 때문이었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이나 닌텐도 스위치는 인터넷을 연결하지 않아도 게임을 할 수 있지만 엑스박스는 인터넷을 연결하지 않으면 게임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이죠.

자신이 구매한 게임을 기기에 다운로드한 상태인데 온라인이 아니면 실행할 수 없다... 그렇다면 오프라인 모드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심지어 엑스박스는 콘솔 회사 중 게임을 보존해야한다고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며 하위호환에 힘쓰는 회사입니다. 그런데 인터넷이 안 되면 게임을 보존할 수 없다는 건 모순이죠.

그리고 엑스박스는 홈 엑스박스로 지정하면 네트워크 또는 서비스 중단이 발생해도, 즉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다운로드한 게임을 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렇게 되자 엑스박스의 온라인 DRM 정책에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게이머들은 의미 없는 오프라인 모드를 비난했고 과거 엑스박스 행사 진행자, 인사이더, 언론 등도 엑스박스를 비판했습니다.

엑스박스가 오프라인 게임을 완전히 차단하려는 것이다, 당시 포트나이트가 엑스박스 게임패스 클라우드 게임에 추가되어서 사람이 몰렸기 때문이라는 등의 소문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그런 이유가 아니며 서버 문제라고 하는군요.

 

엑스박스 원

엑스박스의 온라인 DRM은 과거 엑스박스 원 시절부터 이어진 것으로 엑스박스 원 발표 당시에는 24시간에 한 번씩 온라인에 접속해야 게임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넷이 좋지 않은 지역이나 항해 등의 특수 상황으로 온라인에 접속 못하는 사람은 엑스박스 360이나 사라고 했었죠.

당연히 큰 비난을 받았고 정책을 수정했지만 이미 엑스박스 원의 인식은 나빠졌고, 다른 끔찍한 정책들과 함께 플레이스테이션 4의 승리에 기여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사건이 해결되고 나서 윈도우 센트럴은 이 문제에 대해 분석한 기사를 냈습니다.

엑스박스 측에 따르면 엑스박스는 디지털 게임을 설치하거나 혹은 한 번 이상 실행해야 오프라인 라이센스를 부여합니다. 게임 개발 혹은 하위호환의 이유로 방식이 다르며 어떤 게임이 언제 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디스크는 디스크에서 라이센스를 가져오기 때문에 보통은 문제가 없으나 하위호환 등의 이유로 디스크임에도 게임을 디지털로 받아야하는 경우에는 실행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이전에 플레이하던 게임도 실행할 수 없었습니다. 다른 문제거나 그보다 더 자주 DRM을 확인하는 방식인 거죠.

정확한 문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밝히지 않는 한 알 수 없으나 계속

 

 

엑스박스 게임 패스라는 서비스가 있는 한 DRM은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게임 패스로 게임을 받고 무제한으로 게임을 할 수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그걸 방지하기 위해서 엑스박스는 게임패스 게임을 30일에 1번 인증을 받게 했고, 이번 사건에서는 게임 패스가 아닌 직접 구매한 게임도 오프라인으로 실행할 수 없었습니다.

온라인 DRM에 더해 엑스박스는 다른 콘솔과 달리 초기 설정부터 인터넷을 반드시 사용해야한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받았습니다.

 

디지털 게임 서비스가 시작되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디지털 게임의 소유권 문제는 쭉 이어져왔습니다.

결국에는 실제로 게임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빌릴 뿐이며 게임 계정을 차단당하는 순간 사라지죠.

스팀처럼 인터넷 없이는 게임을 설치할 수도 없는 서비스가 주류인 시대입니다. 그래서 GOG처럼 설치 파일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있는 거죠. 다만 스팀, 에픽 등의 서비스보다는 인기가 낮고 DRM 프리를 중시한 험블조차도 몇 년간 DRM 프리 게임을 줄여왔습니다.

 

현재 PC가 아닌 콘솔도 디지털이 다수가 되었습니다.

엑스박스와 플레이스테이션은 디스크를 사용할 수 없는 콘솔을 출시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소유권 문제는 더욱 중요합니다. 이런 기기에서는 디스크를 사용할 방법이 없으니까요.

MS가 이번 사건을 예외로 삼고 무시할지, 대책을 마련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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