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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추가 정보

닌텐도의 저작권 행사로 기로에 선 스위치 에뮬레이터

by 사과향잉크 2023. 5. 7.

닌텐도 스위치는 보안이 취약해 현세대 콘솔임에도 에뮬레이터가 활발한 제품입니다. 닌텐도는 이를 보완한 제품을 출시했으나 이미 늦은 상황이었죠.

단종된 제품의 에뮬레이터는 어느 정도 이해하는 분위기이나 스위치는 판매 중인 제품이라서 말이 많았는데요. 닌텐도는 게임 공유자나 해커를 고소하고 에뮬레이터는 크게 손대지 않았습니다.

잘 알려졌다시피 미국 등에서 에뮬레이터는 합법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에 아직 정식으로 출시하지 않은 젤다의 전설: 티어즈 오브 더 킹덤을 빼돌린 사람이 나타났고, 게임에서 파일을 추출해 암암리에 퍼져 에뮬레이터로도 실행이 가능했습니다.

가장 기대받는 작품이 출시 전에 불법 복제되어 에뮬레이터로 실행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되자 닌텐도는 칼을 빼들었습니다.

 

닌텐도가 문제 삼은 것은 락픽(Lockpick) 혹은 락픽_RCM이라는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입니다. 깃허브에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DMCA)을 위반했다며 게시를 중단하라고 요청했죠.

락픽은 닌텐도 스위치에서 고유 키를 덤프(복사)할 수 있는 것으로 에뮬레이터 등 스위치 관련 프로그램에서 필요하며 몇 년간은 문제가 없었는데요.

닌텐도는 개조한 스위치와 락픽을 사용하면 닌텐도의 복제 방지(TPM)을 우회하여 모든 암호화 키에 무단으로 접근, 키를 빼내고 해독할 수 있어 게임을 불법 복제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DMCA 1201조를 언급했는데 저작권으로 보호받는 제품을 통제하기 위한 보안 기술 조치를 우회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입니다.

지금까지 에뮬레이터 개발자나 사용자는 직접 닌텐도 스위치와 게임을 구매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닌텐도는 직접 구매했어도 보안을 우회하는 것은 저작권을 침해한다고 말한 겁니다.

 

에뮬레이터를 사용하려면 게임 파일이 필요하고 파일을 얻으려면 게임과 게임을 추출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닌텐도는 그 도구를 막으려고 합니다. 아직 깃허브에 락픽이 존재하지만 주말이라서 그런 것일 수 있습니다.

도구가 없어도 지금 당장 에뮬레이터는 존재할 수 있지만 이후로 게임을 추출할 수 없고, 기능 개선도 어렵습니다.

닌텐도는 락픽 외에도 여러 소프트웨어의 게시 중단을 요청했는데요. 일부 사람들은 닌텐도의 소스 코드가 아니니 문제가 없으며 법적 문제로 가면 비용을 버티지 못할 개발자를 괴롭히기 위한 것이라 비난했습니다.

 

이러한 사실이 밝혀지자 안드로이드용 스위치 에뮬레이터인 스카이라인은 개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에뮬레이터의 불완전한 소스 코드는 공개하고 깃허브 페이지를 유지할 예정입니다.

제작진은 락픽이 합법적으로 키를 덤프할 수 있는 핵심 도구로 직접 구매한 스위치에서 키를 덤프하는 건 완전히 합법이라고 생각해왔기에 저작권을 위반하는 행위라고는 생각치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 개발을 하고 별 일 없이 지나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 닌텐도에게 고소를 당한다면 큰 일이기에 개발을 중단한다고 합니다.

 

락픽 대신 다른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것도 여의치 않습니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보안을 우회하는 모든 것은 저작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스카이라인 개발자는 다른 에뮬레이터도 위험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선택은 각 개발자에게 달렸다고도 말했습니다.

개발진은 스카이라인 사용자의 관심을 끌 다른 작업을 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자세한 건 추후 밝힌다고 합니다.

 

스카이라인이 개발을 중단하자 많은 이들이 다른 에뮬레이터는 어떻게 될지 궁금해했습니다.

그 중 하나인 류진x는 이런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다며 계속 제작한다고 알렸습니다.

류진x는 티어즈 오브 더 킹덤을 잘 실행하는 에뮬레이터로 알려졌는데요. 이에 관해서는 잘 모른다고 말하며 불법 공유를 단속하고 있습니다.

개발진은 게임을 추출하거나 공유하거나 별도의 최적화를 하지 않았고, 에뮬레이터는 게임을 잘 실행한다는 목적을 달성했을 뿐입니다.

다른 에뮬레이터인 유즈는 아직 반응이 없습니다.

 

 

지금까지 닌텐도가 크게 움직이지 않았던 걸 고려할 때, 티어즈 오브 더 킹덤이 유출되어 에뮬레이터로 실행하는 것이 알려지지 않았다면 이번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패키지만 풀렸어도 문제가 없었겠죠.

하지만 닌텐도가 심혈을 기울인 대작이 출시 몇 주전에 인터넷에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는 건 참기 어려웠을 겁니다.

 

에뮬레이터는 죄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에뮬레이터 개발자가 티어즈 오브 더 킹덤의 파일을 유출한 것도 아니니까요.

그렇기에 닌텐도도 에뮬레이터를 문제 삼은 것은 아닙니다. 게임 파일을 유출할 수 있게 한 도구인 락픽을 문제삼은 것이고 그것이 에뮬레이터에도 필요할 뿐입니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말이죠.

 

직접 구매한 닌텐도 스위치의 키와 게임을 추출하는 것을 문제 삼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닌텐도 스위치 에뮬레이터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공유는 불법이지만 직접 구매하는 건 합법이라고 알려졌기에 개발을 할 수 있는데 불법으로 인정된다면 직접 구매한 것도 이용할 수 없게 됩니다.

또한 에뮬레이터 개발은 보통 공공연히 이뤄지기 때문에 고소하기 쉽습니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닌텐도 스위치 에뮬레이터는 사라지거나 더욱 깊은 음지에서 존재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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