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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롤러

8BitDo Lite SE를 만든 경위: 장애아를 위한 컨트롤러를 찾는 아버지

by 사과향잉크 2022. 7. 23.

지난 달에 8BitDo는 몸이 불편한 사람을 위한 컨트롤러인 8BitDo Lite SE를 발표했습니다.

모든 버튼이 위에 있는 구성, 더 쉽게 움직이는 스틱, 쉽게 눌리는 버튼, 바닥의 고무 등 컨트롤러를 제대로 들기 어려운 사람을 위한 제품입니다.

당시 8BitDo는 안드레아스 칼슨과 그의 아들 오스카 칼슨과 같이 만들었다며 이 제품을 만든 이유를 간단하게 설명했는데 와이어드에서 안드레아스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어린 아이인 오스카는 척수성 근위축증 2형 환자로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근육이 약해졌습니다.

오스카는 게임을 즐겼고 안드레아스는 기존 컨트롤러를 개조해서 주곤 했죠. 하지만 장애가 진행되면서 개조는 까다로워졌습니다.

 

안드레아스는 처음 개조한 컨트롤러가 닌텐도 게임큐브 컨트롤러라고 말했습니다.

스틱과 버튼에 나사를 장착하고 나사에는 다형체를 붙였죠. 스틱은 길어져서 조작하기 쉬워졌지만 그만큼 많이 움직여야했습니다. 당시 마리오 카트는 스트리트 파이터 같은 게임에 비해 조작이 쉬워서 괜찮았습니다.

버튼은 나사 같이 무거운 걸 붙였으니 더 쉽게 누를 수 있었죠.

 

게임은 계속 발전했고 조작도 복잡해졌습니다. 지금도 AAA 게임 일부만이 접근성을 신경 쓰는데 과거는 말할 것도 없죠.

오스카는 조작이 어려우니 게임을 멀리했고 안드레아스는 수백달러를 들여 어댑터, 시선을 따라가는 장치 등으로 직접 컨트롤러를 만들었습니다.

전동 휠체어용 저강도 조이스틱, 엑스박스 어댑티브 컨트롤러 등 많은 것을 활용했고 전보다는 나은 조작에 오스카의 관심이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완벽하게 작동하지는 않아서 일부 조작은 다른 사람이 도와줘야했죠.

 

오스카가 나이를 먹으면서 새로운 문제가 일어납니다.

일반적인 컨트롤러로 게임을 하고 싶어한 거죠. 힘들어서 아주 조금 밖에 사용하지 못하는데도 말이죠.

'남들과 같은 걸 사용하고 싶다'는 마음은 어떻게든 작동하게 만드는데 급급한 안드레아스에게는 생각치도 못한 것이었지만 오스카에게는 중요했습니다.

 

그 중 엑스박스 어댑티브 컨트롤러를 언급하자면 당시 마이크로소프트가 말했듯 이런 종류의 장비 중에서는 아주 저렴하고 잘 작동하는 제품이긴 합니다. 하지만 오스카가 원하는 건 아니었죠.

이 제품은 그 자체보다는 각종 보조 기구를 장착하는 것에 의의가 있기 때문에 그냥 사용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크기가 크고 버튼이 많아서 오스카에게는 누르기도 힘들었죠.

 

또 다른 문제는 비용입니다.

이런 장비 중에서 저렴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139,000원은 일반적인 컨트롤러보다 비쌉니다.

특히 보조 기구가 문제입니다. 오스카는 호리가 만든 저강도 조이스틱 2개가 필요한데 1개가 400달러가 넘습니다. 컨트롤러까지 하면 900달러가 넘는데 18개의 버튼도 필요하죠.

안드레아스는 훌륭하지만 결함이 많으며 많은 장애인은 이렇게 큰 돈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오스카가 사용하기 쉬우면서 일반적인 컨트롤러 같은 느낌을 주는 제품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보조 기구 제조사, 게임 회사, 개발사 등에 수없이 글을 보냈습니다. 그렇지만 작년에 8BitDo와 답변할 때까지 누구도 도움은 커녕 작은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8BitDo는 노골적으로 닌텐도를 따라하는 회사이므로 일반적인 컨트롤러 같은 모습과 느낌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스틱과 버튼도 오스카의 요구에 따라 배치했습니다. 스틱과 버튼은 감도가 높고 저항이 작으며 트리거(L3/R3)를 포함해 모든 버튼이 위에 있습니다. 기존의 트리거는 없습니다.

바닥에는 미끄러지는 걸 막는 고무가 있어 오스카가 상 위에 두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가격은 34.99달러로 엑스박스 어댑티브 컨트롤러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후자는 추가 버튼을 더하면 약 250달러이며 스틱까지 더하면 말할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 제품이 모든 장애 아동의 구원자는 아닙니다.

안드레아스는 오스카를 위한 한 가지 해결책일 뿐이며 장애는 각 사람마다 다르기에 이 컨트롤러가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세상에는 장애가 단 한 가지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겁니다.

'버튼은 왜 이렇게 저렇게 배치하지 않았지? 그게 더 좋을 텐데' 같은 소리를 하죠.

그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건 이 제품이 모든 장애인을 위한 제품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건 오스카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컨트롤러이며 잘 작동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효과가 있다는 의미가 아니지만, 일부 사람들에게는 효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그의 말대로 오스카는 혼자서 게임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닌텐도 스위치와 아이패드에서 마인크래프트, 슈퍼 스매시 브라더스, 얼티밋, 포켓몬스터, 로블록스 등을 즐기죠.

안드레아스는 오스카가 자기만큼, 어떤 때는 더 게임을 잘한다고 말했습니다.

 

 

한 가지 제품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많은 회사는 게임에 장애인을 위한 설정을 넣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나 8BitDo처럼 장애인의 의견을 듣고 컨트롤러를 내는 회사도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쉽고 즐겁게 게임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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