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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추가 정보

구글 스태디아, 3년도 되지 않아 서비스 종료 발표

by 사과향잉크 2022. 9. 30.

구글은 자사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인 스태디아(Stadia)를 서비스 종료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구글의 필 해리슨은 '스태디아와 우리의 장기적인 스트리밍 전략에 관한 메시지(A message about Stadia and our long term streaming strategy)'이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몇 년 전에 스태디아를 출시했고 강력한 기술 기반으로 구축했지만 예상했던 만큼의 관심을 끌지 못했기 때문에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처음부터 함께 해준 플레이어들에게 감사하며 구글 스토어로 구매한 모든 스태디아 기기와 스태디아 스토어로 구매한 모든 게임과 DLC를 환불해줄 것이라고 합니다. 기기는 반품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른 곳에서 구매한 기기는 환불이 안 될 것 같군요.

스태디아 스토어는 발표와 동시에 폐쇄해서 더 이상 구매할 수 없습니다. 게임을 예약 구매했다면 취소됩니다.

2023년 1월 18일까지는 게임을 할 수 있으며 1월 중순까지는 모든 환불을 완료할 예정입니다. 결제가 필요한 게임은 조금 곤란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게임은 이때까지 문제 없이 할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스태디아 커뮤니티 블로그에 따르면 스태디아 프로는 환불해주지 않지만 종료일까지 추가 요금 없이 프로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비록 스태디아는 실패했지만 스태디아의 기술 플랫폼은 규모 면에서 입증되었고 게임을 초월하기 때문에 유튜브, 구글 플레이, 증강현실(AR) 등 다른곳에 적용할 기회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또한 개발자, 기술 등 게임 관련으로는 계속 투자할 것이라고 합니다.

스태디아 팀원은 다른 부서로 이동합니다.

 

구글 스태디아를 발표한지 3년 6개월, 서비스를 시작한지 2년 2개월만에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는데요. 종료 날짜는 서비스 3년 2개월만입니다.

얼마 전에는 1440p 지원 등 새 기능을 추가했고, 열흘 전에는 10월 스태디아 프로 가입자에게 증정하는 게임을 발표하며 앞으로 계속 서비스를 하는 것처럼 보였죠. 3일 전에는 피파 23 소식을 알렸고요.

하지만 이렇게 갑자기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습니다. 반응속도, 서비스 등 일부 사용자는 구글 스태디아가 다른 서비스보다 좋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그것이 사실일지라도 사용자를 모으는데는 실패했습니다.

 

이전부터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소문이 있었으나 구글은 아니라며 반박했는데요. 거짓말일수도 있지만 정말 그때는 종료할 생각이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종료할 서비스를 위해 새 기능을 개발할 필요는 없을테니까요.

유로게이머가 전했듯이 스태디아에 게임을 냈거나 낼 예정인 회사들도 종료 소식을 공지 후에 알게되었습니다.

스태디아에 맞게 이식 작업을 하는 중이었던 개발자는 몇 달간의 노력이 쓰레기통에 들어가는 걸 보니 너무 너무 기쁘다고 말하며 이렇게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일이 이메일, 전화, 공지도 없이 언론이나 트위터로 알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스토어를 폐쇄했으니 게임을 낼 수 없게 되었죠.

 

네크로소프트 게임즈의 개발자는 모두가 그럴 줄 알았다며 스태디아를 비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 알지만 스태디아는 스트리밍 서비스 중 최고의 개발 수익을 내는 곳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11월에 게임을 내면 개발비를 회수할 수 있었을텐데 이렇게 되어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죠.

10월 스태디아 프로 증정 게임인 탱글 타워의 개발자도 언론에서 소식을 들었다고 했고, 바즈 테일 3 개발자도 11월 1일에 낼 예정인데 이제 들었다고 했고, 인디 게임 유통사인 노 모어 로봇츠 역시 11월에 게임을 출시하는데 구글이 돈을 줄지 걱정이라고 했습니다.

 

또 다른 이야기로 구글 스태디아 독점 게임이 몇 개 있는데 개발사들은 이식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게임이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게 될 테니까요.

구글은 이렇게 많은 개발자들의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갑작스럽게 서비스 종료를 공지한 겁니다.

 

지포스 나우의 인기에서 볼 수 있듯이 실제 기기를 대체할 고성능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는 매력적입니다. 지금이야 그래픽카드 등의 가격이 낮아졌지만 그럼에도 당장 저렴한 가격인 구독 서비스에 눈길이 가는 사람도 많죠.

하지만 구글은 서비스를 쉽게 종료하는 회사고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비관적인 시선도 많아 서비스 시작 전부터 의문의 눈초리를 받았고 초기에도 발표와 다른 성능으로 비판받았습니다.

이후로도 구글은 서비스 지역 확장에 소극적이었고, 독점 게임 개발사도 없앴고, 출시하는 게임도 적었습니다. PC,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닌텐도 등의 플랫폼은 한 달에 쏟아지는 게임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지만 스태디아는 셀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멀티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의 경우 스태디아만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죠.

 

경쟁자인 엑스박스 게임 패스는 게임을 구매할 필요가 없고, 엔비디아 지포스 나우는 다른 플랫폼에서 구매한 게임을 이용합니다.

전자는 클라우드 없이도 게임이 가능하고, 후자는 클라우드를 쓰지 않는다면 다른 플랫폼에서 하면 됩니다.

스태디아는 스태디아에서만 할 수 있고 클라우드 플랫폼이기 때문에 구매한 게임은 오프라인으로 할 수 없습니다.

4K 해상도 등 초기 스태디아만의 장점은 지포스 나우가 따라잡았고 그보다는 느리지만 게임 패스도 점점 좋아졌습니다.

 

언급했다시피 이유는 많지만 가장 큰 건 누구나 인정하듯이 구글이 쉽게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점이겠죠.

어느 정도 손해를 보더라도 유지할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니면 이미 손해를 많이 봐서 현 상황을 유지하기도 벅찬지도 모릅니다.

코로나로 인한 재택 근무 증가, 암호화폐로 인한 하드웨어 가격의 증가로 많은 게임 회사가 수혜를 봤고 스태디아도 초기에는 그러는 듯 했지만 버티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습니다.

 

보통 스태디아 블로그 글에는 수십개의 댓글이 달리고 100개를 넘는 경우도 매우 드물지만 서비스 종료 공지에는 2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모든 기기와 게임을 환불해준다는 것은 서비스를 종료하는 상황에서는 최선의 상황에 가깝습니다.

게임, 전자책 등 디지털 서비스를 종료하면 구매한 제품의 운명은 사업자에게 달려있습니다. 무책임하게 버리는 경우도 있고 이렇게 책임을 지고 환불해주는 경우도 있죠. 이제는 오래전의 일이지만 한국에서는 전자책 서비스인 올레 E북이 심심하면 언급되곤 했습니다.

그래서 GOG가 게임을 DRM 프리로 받아서 보관하고 실행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는 거죠. 회사가 망해도 구매한 게임과 기록은 남고 언제나 독립적으로 실행할 수 있습니다.

물론 GOG도 히트맨 시리즈부터 DRM 프리 정책을 일부 폐기했습니다. 험블이 그랬듯 사람들은 플랫폼에 편안히 종속되길 바라니까요.

 

다만 환불을 해주더라도 게임을 한 기록은 사라집니다. 구글이 언급했다시피 데스티니 가디언즈처럼 각 플랫폼마다 진행 기록이 연동되는 게임이 일부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까지의 노력이 사라지는 건 끔찍한 일이죠. 그래서 사람들은 게임 개발자에게 연동 기능을 넣어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게임 환불보다 게임을 즐긴 기록이 중요한 사람도 있습니다.

 

게임과는 별개로 컨트롤러를 여러 곳에 쓸 수 있게 업데이트해달라는 요청도 있습니다.

컨트롤러는 와이파이, 블루투스 기능이 있지만 스태디아에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PC 등 다른 곳에서 좀 더 원활하게 쓸 수 있게 업데이트를 해달라는 것이죠. 업데이트를 안 해줄 것이라면 펌웨어를 공개해 오픈소스로 진행하게 해달라는 요청도 있습니다.

 

스태디아 컨트롤러는 평가도 괜찮았고, 사용하지 못하는 컨트롤러는 쓰레기가 되니 활용할 수 있는 게 환경에도 좋습니다. 물론 사람들은 어떻게든 방법을 찾을 것이지만 공식이 해주는 게 가장 안전하고, 개인이 만들면 긴 시간이 걸릴 겁니다.

 

 

한국에서는 이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지만 서비스 지역에서는 개발자, 이용자에게 여러 문제를 남겼습니다.

새 게임이 나오지 않는다면 스태디아 프로 가입자에게 증정하는 게임도 없겠죠. 매달 작성하던 글이 하나 사라지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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