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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가장 작은 컨트롤러, 8bitdo zero 사용기

by 사과향잉크 2018. 12. 5.



11월은 할인의 달이었습니다. 국내고 외국이고 곳곳에서 행사를 벌였죠.

싸다는 이유만으로 물건을 사면 후회하고 맙니다. 그렇게 사게 된 물건을 받고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합니다.

8bitdo라는 회사의 제품은 사람을 끄는 이상한 힘이 있습니다. 추억을 떠올려서이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죠.

'신기함+저렴함=지름'이라는 공식으로 손에 들어온 제품이 있습니다. 8bitdo 제로입니다.

연말에 2세대가 나온다는데 색만 바뀐 줄 알고 1세대를 샀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천천히 설명하겠습니다.



오른쪽 위와 왼쪽 아래의 테이프 그림은 뭘까요? 무슨 의도일까요? 이걸 보는 사람이 어떤 느낌을 받을 거라 생각한 건지 추측하기 어렵습니다.


오른쪽 위에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컨트롤러라고 나와있습니다. 정말인지 궁금해지는군요. 하지만 아마 이 정도로 버튼이 있는 제품 중에는 가장 작은 게 맞을 것 같습니다.

그 아래에는 제품의 특징이 나와있습니다. 블루투스로 연결하고, 게임 컨트롤러이면서 셀카 찍을 때 셔터로 쓸 수 있다라는 얘기죠.

제품 아래에는 안드로이드, 윈도우, 맥을 지원한다고 나와있습니다.


포장은 스테이플러 심으로 고정되어있으며 떼면 바로 열립니다. 찢거나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시 닫으면 잘 닫힙니다. 이런 포장 좋습니다.



구성품입니다. 컨트롤러, 컨트롤러 아래에 끼울 수 있는 끈, 마이크로 USB 케이블입니다.

컨트롤러는 정말 작습니다. 크기는 가로 73mm x 세로 35mm x 높이 10mm, 무게는 50g이라고 합니다.

가로는 지폐를 반으로 접은 정도이며, 세로는 500원 동전 크기입니다.

이렇게 작은 컨트롤러라니 신기하죠. 하지만 신기하기만해서 장식이 되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해야합니다.


빨간색과 하늘색이 있는데 전자는 닌텐도 패미컴, 후자는 닌텐도 위의 색상을 따라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늘색은 텅 비어보여서 두 줄이 그어져있는 빨간색으로 샀습니다.

끈은 제품 색상에 따라 다른데 빨간색은 흰색, 하늘색은 하늘색 끈이 들어있습니다.


마이크로 USB 케이블은 회사 로고가 박혀있습니다. 마이크로 USB 쪽은 8bitdo®, USB 쪽은 회사의 상징인 것 같습니다.

SN30 프로, N30 프로 등의 추가 버튼에도 저 상징이 박혀있으니까요. 초승달 같기도 하고 보름달 같기도 합니다.

선은 정말 짧습니다. 컨트롤러보다 조금 긴 정도니까요. 샤오미 보조배터리 사면 같이 오는 케이블이랑 비슷한 것 같습니다.


프로 라인이 USB-C로 바뀌어갈 때 일반 제품군은 마이크로 USB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뒤에는 제품 설명입니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컨트롤러로, 셀렉트 버튼을 누르면 카메라 셔터로 작동합니다.

앞면이나 뒷면이나 IOS를 지원한다고 나와있지 않은데 아래를 보면 IOS에서 카메라 셔터로 쓸 때 작동키가 나와있습니다.

뭘까요? 해보니 IOS도 연결됩니다. 컨트롤러, 카메라 셔터 둘 다 되네요.


예전 설명을 보면 IOS 지원도 잘 적혀있는데, 갑자기 왜 뺀 건지 모르겠습니다.

2016년이나 2017년 인터넷 사용기만 봐도 위 사진과 다르게 나와있는데 왜 바꾼 걸까요?

이전의 설명은 국내 수입사의 판매 페이지와 설명서에 나와 있습니다. 좀 다르긴 하지만요.


그 아래에는 제품 이름, 재질(ABS), 입력 전압과 전력, 제조사가 나와있습니다. 그런데 더 아래에는 디자인드 바이 그워워라고 나와있군요.

애플의 디자인드 바이 캘리포니아를 떠올리게 만듭니다. 대체 그워워는 무슨 회사일까요?

그워워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8bitdo의 대다수, 혹은 모든 제품을 디자인한게 그워워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2016년에 8bitdo는 두 회사의 간판이 같이 벽에 붙어있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으니 굉장히 가까운 사이겠죠.

사실 그냥 한 회사가 아닐까? 아니면 그 비슷한 무언가? 대체 이 둘은 어떤 관계일까? 의문은 커지기만 합니다.



제품입니다.

제품에는 보호용인지 필름이 붙어있습니다. 셀렉트 버튼은 팩맨 모양이네요.

품질은 뛰어납니다. 단단하게 잘 만들어져있어요. ABXY 버튼과 방향키는 부드러우면서도 눌리는 느낌이 있어 적절합니다.

셀렉트, 스타트, L, R은 딸깍 하는 소리가 나며 딱딱하게 눌립니다. 


포장을 뜯고 스타트 버튼을 눌러봤는데 안 켜집니다. 셀렉트를 눌러도, 둘 다 눌러도 마찬가지입니다. 위의 예전 조작법대로 해도 마찬가지였죠.

알고보니 배터리가 없었던 겁니다. 오래된 재고인건지 먼 길 오면서 시간도 오래 걸리고 추워서 방전된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충전 중에는 셀렉트&스타트 버튼 아래에서 초록색으로 빛이 납니다. 깜빡깜빡. 충전이 다 되면 그냥 꺼집니다. 충전 시간은 1~2시간이라고 하는데 더 걸린 것 같습니다.


이제 진짜 켜면 파란빛이 깜빡거립니다. 셀렉트를 누르면 빠르게 깜빡거리면서 짝을 찾습니다. PC나 안드로이드로 연결하여 맞아주면 됩니다.

작고 편리해서 웹서핑 앱이나 이북 앱, 그림 앱에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연결에 문제가 있거나 다른 기기에 연결하려면 셀렉트 버튼을 조금 누르고 있으면 하얀빛이 나면서 이전 연결이 초기화됩니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공장초기화가 된다는 말도 있던데 시도해보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전원 버튼으로 기기를 종료하면 문제가 있다는데 자세한 건 아래 상품평(출처)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제품 뒷면입니다.

여러 정보가 나와있습니다. 여기에는 디자인 바이 그워워라고 되어있군요.

뒷면도 제조일에 따라 모습이 다릅니다. 모델명이 나와있고, 제조사명이 약간 다르고, '디자인 바이 그워워'와 '메이드 인 차이나'의 위치가 바뀌어있습니다. 

모델명은 FC30으로 위 사진에도 가운데 부분에 나와있습니다. FC30은 8bitdo가 2013년에 닌텐도 패미컴 30주념을 기념하며 낸 제품 이름이기도 합니다.

어떤 관련이 있는 걸까요?


8bitdo의 FC30


제품 얘기로 돌아갑시다.

먼저 셀렉트로 연결해봅시다. 방향키로는 음량을 조절할 수 있고, ABXY는 카메라 버튼이 됩니다. 음량조절은 PC에서도 됩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그러니 이제 작은 친구가 게임에서 어떤지 보죠.


먼저 다이렉트인풋으로 연결됩니다. X인풋은 지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8bitdo가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때문에 버튼에 키를 할당해서 X인풋 게임을 할 수는 있습니다.

미국 아마존에는 X인풋을 지원한다고 나와있는데 다른 곳에는 그런 말이 없고 실제로 지원하지도 않기 때문에 거짓말입니다.


연결은 잘 되고, 중간에 끊기는 일은 없었습니다. 버튼은 잘 눌리고 또 작기 때문에 옮기면서 누르기 편합니다. 방향키 역시 작으니 이동이 쉽죠.
하지만 작다보니 방향키를 누르다 대각선으로 이동하게 되는 경우가 좀 있습니다.

그리고 제것만 그런지 모르지만, 위쪽 방향키가 다른 방향키와 누를 때 소리도 다르고 가끔 얕게 걸릴 때가 있습니다.

아, 그리고 유선으로는 쓸 수 없습니다. 마이크로 USB 단자는 오직 충전용입니다.


그밖에는 셀렉트 버튼을 길게 누르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연결이 초기화되면서 끊기니까요. 전원 버튼이야 말할 것도 없겠죠?

혹시 어떻게 잡는지 궁금하신가요? 아래처럼 잡습니다.



8bitdo 광고 사진입니다. 편해보이지 않는데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크게 불편한 건 아니지만 오래하면 아파옵니다.

이 시대의 컨트롤러들처럼 편안하게 잡을수는 없지만, 정말 작고 가볍다보니 어느 정도 완화가 됩니다.

사실 이 제품의 가장 큰 적은 큰 손가락입니다. 그 외에는 크게 문제될 게 없어요.


배터리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한나절로는 소용없어서 더 써봐야 알 것 같습니다.


8bitdo 제로를 살펴봤습니다. 이미 말했다시피 연말에 2세대, 그러니까 제로 2가 나옵니다. 제로 원, 제로 투.

먼저 제로 투는 색이 바뀝니다. 하얀색에 줄이 있냐 없냐로 구분되는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색이 바뀌어요.

닌텐도 게임보이 포켓의 색상을 따라 5개의 제품이 나오는데 하나를 제외하고는 방향키와 버튼이 검정색입니다.

하나는 방향키는 검은색, 셀렉트&스타트는 회색, ABXY는 보라색입니다. 회사 이름은 파란색으로 되어있는데 잘 뽑았습니다.



출처:엔가젯

출처:테크크런치


그래도 색상만 바뀐다면 참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닙니다.

제로는 크기 때문인지 8bitdo의 다른 제품과 다르게 펌웨어를 업데이트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SN30이나 N30이 펌웨어로 새 콘솔을 지원하게 되어도 제로는 그럴 수 없는 것이죠.

알아차리셨나요? 제로 투는 닌텐도 스위치를 지원합니다. 원은 안 돼요.

거기다 이에 맞춰 모션 컨트롤까지 지원한다고 합니다. 이럴수가.


몇 년 뒤에 나오는 것도 아니고 한 달도 남지 않은 올해 안에 나오는 제품이 이렇게 달라진다고?

물론 제가 이번에 샀을 뿐 제로는 3년된 제품이고 스위치의 인기를 생각하면 지원 제품이 나오는 게 당연하지만 아쉬움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혹시 이 조그만 친구를 들이고 싶다면 조금 더 기다리시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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