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제품이 손에 들어온지는 오래됐습니다. 사용기를 쓸 때마다 마음에 안 들어서 미뤘는데 영영 못 쓸 것 같아서 씁니다.
작고 가볍지만 필요한 건 다 있는 그런 컨트롤러는 계속 나왔습니다.
현세대 콘솔로는 호리의 PS4 컨트롤러 라이트, 하이퍼킨의 엑스박스 원 X91이 있죠.
스위치는 조이콘이 작아서 따로 필요한가 싶지만,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이 제품입니다. 8Bitdo SN30 프로죠.
8Bitdo는 SFC30과 SNES30, 두 제품에 아날로그 스틱과 버튼을 추가한 프로 버전을 팔았습니다.
적당한 가격, 괜찮은 품질, 블루투스 무선 지원으로 큰 인기를 끌었죠.
그러다 문제가 있다며 제품군이 통째로 단종되었는데 아직까지 확실한 이유는 아무도 모릅니다.
닌텐도와 법적인 문제가 있어서 그렇다는 소문이 있는데 다른 회사들은 잘만 팔고 있어서 아닌 것 같습니다.
이후 색상을 바꾸고 약간 개선해서 나온 게 이 제품입니다.
이름도 SFC/SNES30에서 SN30으로 합쳐지고 색상도 바뀌고 버튼도 약간 바뀌었습니다.
제품 뒤에는 색상을 알리는 명칭이 붙습니다. SN과 G 클래식 에디션이죠.
앞은 SNES를 따오되 색이 SNES30과는 다르고, 뒤는 게임보이 색상을 따왔습니다.
8Bitdo는 새로 내면서 회로 기판, 조이스틱, 버튼, 펌웨어 업데이트, 호환성 등을 개선하고 최적화했다고 합니다.
실제 확인된 건 잘 벗겨지던 조이스틱 고무 개선, 인풋렉(지연 시간) 개선 정도인 모양입니다.
상자에는 제품 모습과 지원 플랫폼이 나와있습니다.
블루투스로 윈도우, 맥, 스위치, 안드로이드, 라즈베리 파이에 연결할 수 있습니다.
겉표지를 옆으로 당겨 빼면 회색 상자가 나오고, 열면 투명 플라스틱으로 덮여 있는 제품이 나옵니다.
버튼 위에는 투명 스티커가 붙어 있습니다.
실제 제품은 사진보다 좀 더 어두운 색상입니다.
설명서와 충전 선입니다. USB-C이며 USB-A 부분에는 8Bitdo가 최근 밀고 있는 픽셀하트 로고가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ABXY 버튼 아래 있는 픽셀 달 로고를 밀었죠.
ABXY는 슈퍼 패미컴을 따라한 제품답게 닌텐도 방식이라 엑스박스와는 다릅니다.
정작 다른 곳에 쓸 때는 엑스박스 방식으로 인식하기에 위 배치는 스위치에서만 의미가 있습니다.
스타트와 셀렉트 버튼은 고무라서 쉽게 더러워질 것 같네요.
버튼은 약간 묵직하고 소리는 조용한 편입니다. ABXY는 연타를 하면 좀 소리가 큽니다.
아날로그 스틱은 엑스박스 원 컨트롤러의 스틱과 크기가 거의 같습니다.
크기만 같을 뿐, 느낌은 많이 다른데 스틱 주변이 거칠게 처리되어 있지만 미끄러짐을 막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스틱 가운데는 볼록해서 썩 편하지는 않습니다. 오목했다면 손가락이 들어가서 편했을텐데요.
L3, R3는 제 것만 그런지 모르겠는데 양쪽의 느낌이 다릅니다. 또 스틱을 누르기 전에 한 번 걸리는 느낌이 있습니다.
작고 가벼운 몸체에 아날로그 스틱을 넣고 L3, R3까지 구현하니 튼튼하게 만들어지진 않은 것 같습니다.
아날로그 스틱 사이에 있는 4개의 구멍에서는 LED가 빛납니다.
전원을 켜면 깜빡이고 페어링을 시도하면 물결칩니다.
아래 나온 키를 누르고 페어링 버튼을 몇 초간 누르면 페어링을 시도합니다.
스위치는 스타트+Y, 맥은 스타트+A, 안드로이드나 라즈베리파이는 스타트+B입니다.
윈도우는 Xinput은 스타트+X, Dinput은 스타트+B입니다. 윈도우에서 스타트+Y로도 연결되는데 스위치 프로 컨트롤러로 인식합니다.
위의 버튼을 누르고 컨트롤러 충전 단자 옆에 있는 페어링 버튼을 잠깐 눌러주면 페어링을 시작합니다.
* 안드로이드는 9 파이부터 Xinput으로도 연결할 수 있습니다.
iOS(아이폰/아이패드)는 Xinput 인식이 되지 않고 스타트+A를 누르면 듀얼쇼크 4로 인식합니다.
컨트롤러 앞입니다. 충전 단자 옆은 페어링 버튼과 LED입니다.
트리거는 디지털입니다. 레이싱을 하기엔 좋지 않습니다.
버튼은 총 19개입니다. 컨트롤러 기능 버튼을 빼면 17개입니다.
제품은 진동, 터보, 모션 컨트롤을 지원합니다.
크기가 크기인만큼 진동은 빈약합니다. 있긴 있다는데 존재 의의가 있어요.
모션 컨트롤은 스위치에서 잘 작동합니다.
터보 기능은 왼쪽 아래 있는 별 모양 버튼과 쓰고 싶은 버튼을 눌러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날로그 스틱은 터보를 쓸 수 없고 스위치에서는 쓸 수 없습니다.
터보가 작동하는 동안에는 오른쪽 아래 픽셀 달 로고 주변에 LED가 빛납니다.
다시 별 버튼과 다른 버튼을 누르면 꺼집니다.
추가로 픽셀 달 로고는 홈 버튼입니다.
이 제품의 장점은 크기와 기능입니다.
작고 가벼우면서 있을 건 다 있으니까요. 크기가 작으면 버튼이 몇 개 없는 경우가 많은데 다 있습니다.
스틱은 물론 L3/R3까지 있으니 갖출 건 정말 다 갖췄습니다.
블루투스 Xinput 역시 찾아보기 힘듭니다. 여기에 진동, 모션컨트롤까지 하면 정말 희귀하죠.
방향키도 쓰기 좋은 위치에 있으며 느낌이 좋습니다. 엑스박스 원 컨트롤러의 방향키도 괜찮지만 조금 시끄럽거든요.
여러 기기를 지원하고, 배터리가 오래 간다는 점도 좋습니다.
장점을 위해 희생한 부분이 단점이 됩니다. 작은 크기에 기능을 억지로 넣다보니 쓰기 불편하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스틱과 방향키 말고는 괜찮습니다만, 구매하기 전 참고할 수 있게 더 적어봅니다.
먼저 컨트롤러를 잡는 부분이 없어 잡기가 불편합니다.
방향키만 쓰는 게임은 괜찮지만, 스틱을 많이 쓰면 힘들어집니다.
스틱이 가장 큰 문제인데 스틱의 미끄럼 방지는 별 효과가 없고 가운데는 볼록하니 손가락이 쉽게 미끄러집니다.
모양상 스틱 사용이 불안정한데 스틱 상태조차 이러니 스틱 사용이 정말 까다롭습니다.
스틱을 누를 때마다 찌걱거리는 소리가 나는데 괜찮은 건지 불안합니다. 제 것만 이럴 수도 있어서 애매하네요.
이렇다보니 스틱은 구색 맞추기로 보이기도 합니다.
스틱이 없는 SN30은 최신 게임을 할 수가 없죠. 그래서 스틱을 넣긴 했는데, 정작 쓰려면 불편하기 그지 없는 겁니다.
스틱은 크기나 디자인과 상관없이 더 잘만들 수 있었을텐데 아쉬운 부분입니다.
이 제품은 방향키를 주요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신기하게도 방향키가 문제입니다.
8Bitdo 제품은 방향키가 너무 민감해서 위아래를 눌러도 대각선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유명한 문제인데 8Bitdo가 고치질 않아서 사람들이 직접 분해해서 고치고 있죠.
SN30 프로는 해결됐다는 말이 있었고, 저도 그걸 믿고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똑같아요.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와일드에서 무기나 방패를 바꿀 때 멋대로 바뀌거나 플랫포머 게임에서 점프할 때 이상하게 뛰는 등 여러 게임에서 불편합니다.
아예 못 쓸 정도는 아닌데 제품을 홍보할 때마다 '정확한 방향키'라고 강조하면서 이렇다니 웃기지도 않습니다.
8Bitdo 제품을 쓰는 사람 중에 이 문제를 겪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간혹 보이는데요.
확인해보면 게임, 플레이 방식에 따라 느끼지 못했을 뿐이고 결국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방향키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고민을 해봐야합니다. 직접 고칠 거라면 괜찮겠죠.
다른 단점은 가격입니다. 5만원에 달하는 가격인데 그 정도면 엑스박스나 듀얼쇼크와 큰 차이가 없어요.
정말 이 디자인을 좋아하거나 가벼운 걸 찾는 게 아니라면 그만큼 투자할 이유가 없습니다.
감성 값이죠. 일반 컨트롤러라면 이 제품 반값에도 괜찮은 제품이 많습니다.
이런 제품이 참 위험한 것 같습니다. 외관만 보고 덜컥 샀는데 써보니 애매한 제품 말이에요.
물론 제품의 특성을 잘 알고 샀다면 아무 문제 없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저는 만족합니다. 스틱이 좀 나쁘다는 점만 빼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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