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8월에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인 게임박스를 정식 출시했습니다.
정식 출시 전에는 5G 스트리밍 게임이라는 이름이었고 그때부터 이 서비스를 몇 개월 동안 이용하고 있습니다.
10월 25일까지는 안드로이드 앱으로만 게임을 할 수 있었는데 26일부터는 PC 버전도 지원합니다.
KT는 유비소프트 등 유명 회사가 이용하는 클라우드 게임 제공 업체인 유비투스와 제휴했습니다.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기기가 아닌 서버의 힘으로 게임을 구동하여 기기 성능과 저장 공간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고사양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대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소니,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도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입니다. 한국에서는 3개 회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이용할 수 있고, 게임 플레이에 제한이 없다는 점에서 마이크로소프와 유사합니다.
게임박스는 넷플릭스처럼 일정 요금을 내면 서비스 내 게임을 무제한으로 즐기는 서비스입니다.
게임은 약 110여가지가 있으며 PC판으로 제공합니다. 유명 게임으로는 NBA 2K21, 엑스컴 2, 딜리버 어스 더 문, 보더랜드 2, 바이오쇼크 인피니트, 데드셀, 휴먼 폴 플랫 등이 있고 판카푸, 저거노트 등 그리 알려지지 않은 게임도 있습니다.
클라우드 게임이지만 그래픽이 높은 게임은 고성능이 필요한 것인지 게임에 따라 발열이 다릅니다.
킹스버드 같은 2D 픽셀 그래픽 게임은 미지근하지만, NBA2K20이나 WWE2K20은 따뜻합니다.
사용하면서 느낀 게임박스의 장점은 요금, 조작, 가이드, PC 지원입니다.
요금은 정가가 1개월 9,900원으로 다른 회사보다 저렴합니다. 그리고 12월까지는 4,950원으로 50% 할인하는데다가 1개월은 무료입니다.
무료 기간이 끝날 때 결제되기 때문에 체험해보고 계속 이용할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무료 기간이 끝나더라도 극소수의 게임은 무료로 즐길 수 있으며 유료 게임은 5분간 체험해볼 수 있습니다. 너무 짧아서 회사 로고 보고, 로딩 좀 하면 끝나니 의미는 없습니다.
조작 방식을 보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는 보통 PC/콘솔 게임을 서비스하기 때문에 터치 컨트롤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컨트롤러가 필수입니다.
게임박스는 모든 게임에서 터치 컨트롤을 지원해 컨트롤러가 없어도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터치 조작에 최적화한 게임이 아니다보니 불편하긴 하지만 컨트롤러가 없거나 터치가 편한 사람에게는 유용합니다.
버튼 크기와 위치, 종류를 마음대로 설정할 수 있어 사람이나 게임에 따라 실제 컨트롤러보다 편할 수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엑스박스 측도 꽤 발전하고 있는데 이쪽은 개별 게임에 최적화하기 때문에 플레이는 더 편합니다. 그렇지만 지원 속도가 느려서 지원하지 않는 게임은 아예 플레이를 할 수 없어 불편하지만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박스가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가이드는 말 그대로 게임을 어떻게 하는지 알려주는 것으로 모든 게임에 게임 가이드가 있어 조작법, 게임 플레이 방법을 알려줍니다.
PC/콘솔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배려한 좋은 정책입니다.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 게임에서는 더욱 도움이 되죠.
지원 플랫폼을 보면 게임을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중 PC를 지원하는 건 게임박스 뿐입니다.
게임박스는 이제 막 PC 지원을 시작했지만 엑스박스는 게임을 다운로드하거나 안드로이드 에뮬레이터를 써야하고, 엔비디아는 게임을 사야하며 다른 서비스는 한국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11월에는 KT IPTV, 이후에는 iOS도 지원할 예정이지만 지금까지 계획대로 진행한 적이 없기 때문에 시기는 더 늦어질 수 있습니다. *iOS 지원 정보는 여기 참고
게임을 설치할 필요가 없어 저장 공간을 차지하지 않고, 서버를 이용하니 낮은 사양의 기기로도 플레이할 수 있으며, 로딩도 빠르지만 이 부분은 다른 회사도 마찬가지라 게임박스만의 장점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단점은 게임, PC 버전, 서비스입니다.
110여가지의 게임은 사람에 따라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양입니다. 게임 수보다는 경험이 문제입니다.
먼저 최신 게임이 없습니다. 게임박스에서 가장 최신 게임은 2019년 12월 출시한 아비치 인벡터입니다. 근 1년간 나온 게임 중 게임박스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은 없습니다. 보더랜드 3라는 대작이 준비 중이지만 이조차도 작년 게임입니다.
스마트폰에서 콘솔/PC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게 봐줄 수 있지만 경쟁사는 최신 게임을 제공하니 비교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래된 게임이라도 좋은 게임은 많지만, 게임을 계속 업데이트하는 요즘 추세에 맞지 않게 게임도 옛날 버전입니다.
무료 업데이트를 계속 하고 있는 데드 셀의 경우, 게임 박스 버전은 무려 2019년 4월 버전입니다.
게임 버전이 낮아서 생기는 문제가 3가지 있습니다.
1. 같은 게임이라도 최신 콘텐츠를 즐길 수 없습니다.
2. 최신 업데이트로 고친 버그를 경험합니다.
3. 지원 언어를 추가하더라도 볼 수가 없습니다.
3번의 예는 2016년 출시한 퓨리입니다. 2018년 업데이트로 한국어를 지원하는데 게임박스는 2016년 버전인 1.3.75이기 때문에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3개 언어만 지원하죠.
현재 퓨리는 업데이트로 한국어 등 10개 이상의 언어를 지원합니다.
같은 게임을 하는데도 다른 사람과 경험하는 콘텐츠가 다르기 때문에 1, 2번도 큰 문제입니다.
로컬 멀티플레이는 지원하지만 온라인 멀티플레이는 지원하지 않습니다.
추후 지원한다고 하는데 게임박스 이용자끼리 연결할지, PC 등 다른 플랫폼과도 잡힐지 모르겠군요. 전자라면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지 않는 한 게임박스가 꽤 성공해야 멀티플레이를 즐길 수 있을 겁니다.
게임 플레이 역시 문제가 있습니다. 게임 해상도가 낮습니다. 배경은 그나마 괜찮지만 게임 내의 글이 흐립니다.
되돌아보면 다른 회사들이 고해상도 고프레임을 얘기하는데 비해 KT는 저렴한 요금과 고사양 게임만을 강조했습니다.
KT에게 돈을 받고 쓴 블로그 글을 보면 게임에 따라 FHD 해상도(1920x1080)까지 지원한다고 합니다. 기기 사양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실제로 글씨가 흐린 게임은 모바일, PC 어느 기기로 실행하든 똑같습니다.
몇 가지 게임을 비교해보니 NBA 2K20, 딜리버 어스 더 문 같은 비교적 고사양 게임은 해상도가 낮고 메탈 슬러그 시리즈나 킹 오브 파이터즈 '98 같은 고전 게임은 해상도가 높습니다. 게임 요구 사양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KT가 이 부분을 명확하게 알려주면 좋겠습니다.
PC 베타 버전이 나온 뒤에는 또 다른 문제가 생겼습니다.
KT는 모바일에서 하던 게임을 PC에서 이어할 수 있는 심리스 기능을 광고했는데요. 실제로는 심리스라는 말과 달리 부드럽게 전환할 수 없습니다.
PC로 로그인하면 다른 기기에 로그인되어 있다면서 모바일 로그인이 풀리는데 게임 진행 상황은 이어지지만 모바일로 게임을 하려면 다시 로그인해야합니다. 이걸 PC와 모바일을 번갈아가며 게임을 할 때마다 반복해야하죠.
* 이후 바뀌어서 PC에 로그인할 때는 창이 뜨지 않고, 모바일에 로그인할 때 뜨게 바뀌었습니다. 결국 달라진 건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위에서 가이드를 칭찬했지만 PC에서는 가이드를 볼 수 없습니다.
모바일은 컨트롤러를 터치로 대신하지만 PC 버전은 마우스와 키보드를 사용합니다.
대부분의 게임은 문제가 없지만 킹스버드 같은 일부 게임은 처음에 컨트롤러만 인식해서 키 설정을 바꿔야합니다.
NBA 2K20은 키 설명이 컨트롤러 버튼으로만 되어 있어 키보드로는 무엇을 눌러야하는지 알 수 없어 일일이 눌러봐야합니다.
KT의 문제가 아닌 게임의 문제지만 KT가 제공하는 만큼 미리 설정을 해놓거나 하다못해 간단한 설명이라도 되어 있다면 좋을 겁니다. 게임을 종료 후 다시 실행해도 설정은 저장되어 실행할 때마다 설정하지 않아도 되는 게 다행입니다.
서비스는 굉장히 빈약합니다. 게임 이름이나 지원 언어가 잘못 적혀있는 건 예사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은 서비스 시작 후 수정하질 않아서 정보가 맞지 않습니다. 이틀 전에 PC 버전을 출시했는데 9월에 PC 버전을 출시한다고 적혀있죠.
새로 연 PC 버전 홈페이지는 검색으로 쉽게 찾을 수 없어 직접 주소를 쳐서 들어가는 게 빠릅니다.
홈페이지에서 PC 게임 플레이어를 다운받으려고 다운로드를 누르면 작동하지 않아서 게임을 눌러 따로 받아야합니다.
서비스를 대충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다운로드 문제는 11월 해결했습니다
모든 클라우드 게임의 숙제인 지연 문제의 경우, 평소에는 괜찮지만 간혹 끊깁니다. 리듬 게임 등 정밀한 조작이 필요한 게임은 주의해야합니다.
클라우드의 힘으로 최신 고사양 게임을 하려고 게임박스를 이용한다면 기대하는 것과는 다른 걸 보게 될 겁니다.
낮은 화질, 나온지 몇 년 된 게임, 빈약한 서비스. 그렇지만 게임은 꽤 다양하고 특히 다른 서비스의 반값 이하인 저렴한 가격이 모든 걸 상쇄합니다.
그렇다면 할인이 끝나도 계속 이용할 가치가 있을까요? 게임을 꾸준히 추가하고, PC 버전이 더 좋아진다면 그럴만 합니다. 거기다 정가마저도 다른 서비스보다는 저렴한 편입니다. 예정대로 iOS까지 지원한다면 iOS 이용자에게는 한 줄기 빛이 될 수도 있죠.
뭐든지 자신에게 맞는지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해보는 것입니다. 게임박스는 1개월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해보고 나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아, 엑스박스는 1개월 100원이니 관심있다면 이것도 한 번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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