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개월 전, 엑스박스 시리즈 X를 구매했습니다.
당시에는 정식 가격인 598,000원으로 구매하기 어려웠습니다. 지금은 그래픽카드 가격이 폭락하면서 수요가 많이 줄어들었죠.
현재는 신품보다 비쌌던 중고 가격이 정가 이하로 떨어졌고 흔히 리셀러라고 고급스럽게 말해주는 되팔이들도 큰 이익을 보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어제 정식 판매 때는 평소 때와 달리 10분 가까이 품절되지 않았고 취소분도 많이 나왔죠. 되팔려고 했다가 낮은 수요에 정신을 차렸거나 생각보다 쉽게 살 수 있자 김이 빠진 사람도 있을 겁니다.
사실 한국에서 엑스박스의 매우 낮은 인기를 생각하면 물량이 없어서 현재까지 이어졌을 뿐, 공급이 많았다면 금방 이렇게 되었을 것 같습니다.
출시한지 1년 반이나 지난 제품인 만큼 차분히 사용한 느낌을 말해보려고 합니다. 그런 만큼 상당히 깁니다.
기기부터 말해보자면 단단하고 묵직합니다.
켤 때마다 드륵하는 소리가 나는데 디스크가 켜지는 소리라더군요. 그리고 부팅음이 나는데 외관에서 짐작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청명한 소리입니다.
전원 코드(케이블)는 꽉 꽂히지 않고 헐겁습니다. 찾아보니 많이들 그렇더군요. 사용 중 빠진 적은 없습니다.
구성품은 기기, 컨트롤러, 건전지, 전원 케이블, HDMI 2.1 케이블, 설명서, 보증서입니다.
무소음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꽤 많아서 기대를 했는데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팬이 돌아가는데 무소음일 수가 없습니다.
다른 콘솔보다는 조용하다고 생각하면 되고 일부 게임에서는 소음이 큽니다. 이 부분은 정상이라는 사람도 있고 불량이라는 사람도 있습니다. AS를 맡겨야할지도 모르겠네요.
기기 전원 모드는 대기 모드와 절전 모드가 있습니다.
대기 모드는 스마트폰의 슬립 모드와 유사하며 사용하지 않을 때도 팬이 돌아가는 경우가 흔하고 기기에 열도 있습니다.
대기 모드에서는 게임을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게임 다운로드 중 대기 모드로 들어가도 다운로드가 멈추지 않습니다.
절전 모드는 완전히 꺼진 것과 비슷하며 팬도 돌아가지 않습니다. 기기를 켤 때마다 웅장한 부팅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습니다.
절전 모드에서는 게임을 다운로드할 수 없으며 다운로드 중인 상황에서 멈춥니다. 게임, 콘솔 업데이트만 가능합니다.
컨트롤러는 엑스박스 원보다 견고한 느낌입니다.
엑스박스 컨트롤러는 엑스박스 원부터 세대를 거쳐 유광 부분을 점점 줄였고 시리즈 X|S에서는 범퍼(L1/R1)와 트리거(L2/R2)도 무광으로 바꿨습니다. 현재는 엑스박스 버튼, ABXY, 스틱만 유광이죠.
범퍼(L1/L2) 느낌이 조금 더 단단해졌고, 트리거(L2/R2)에 돌기가 있어 누르기 편하고 잘 미끄러지지 않습니다.
새 방향키는 엘리트 컨트롤러에서 가져왔는데 구분감은 확실하나 더 힘이 들어 대각선을 누르거나 빨리 누르기 힘듭니다.
방향키를 주로 쓰는 플랫포머 등에서는 썩 좋지 않습니다.
방향키는 엑스박스 360에서 혹평을 받고 엑스박스 원에서 개선했으나 그럼에도 부족했는데 오히려 더 안 좋아졌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습니다.
엘리트는 방향키를 바꿀 수 있지만 기본 컨트롤러는 그럴 수 없기 때문에 더욱 문제죠.
흔히 말하는 A 버튼이 제대로 눌리지 않는 문제는 겪지 않았지만 누르는 방식에 따라 다르다고 하니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홈 버튼에 문제가 있는지 꾹 눌러야만 작동합니다. 이것도 꽤 알려져있는 문제더군요.
페어링 버튼을 두 번 눌러 엑스박스와 PC, 모바일을 전환하는 건 편합니다.
독자규격에 가까운 시게이트의 외장 SSD를 사용합니다.
시리즈 X|S용 게임은 외장 SSD/HDD로는 실행할 수 없는데 그렇다고 엑스박스 원 게임을 설치해도 시리즈 X|S에서는 실행할 수 없게 막았습니다.
용량이 부족하면 무조건 알맞은 규격의 시게이트 외장 SSD를 사용해야합니다. 성능을 보장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변명으로 들릴 뿐입니다.
게임 용량이 갈수록 커져가고 100GB는 우습게 넘어가기 때문에 게임에 따라 몇 개만 설치해도 용량이 부족합니다.
지난 번 DRM 문제에서 언급했듯이 엑스박스는 처음 켜고 설정할 때 반드시 인터넷 연결이 필요합니다. 인터넷이 없으면 시작조차 할 수 없죠.
스마트폰에 엑스박스 앱을 설치해서 진행하거나 그냥 할 수 있습니다. 꼭 앱을 설치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엑스박스는 반드시 업데이트를 설치해야하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나중 그런 거 없습니다. 이후부터는 나중에 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게임의 업데이트 역시 필수입니다. 게임에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하지 않고 게임을 할 수는 없습니다.
설정을 마치면 홈 화면에 들어옵니다.
처음 엑스박스를 구입한 사람은 꽤 당황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PS5는 간략한 메뉴와 기본 제공 게임이 있고 설명도 있습니다. 닌텐도 스위치는 단순히 아무것도 없습니다. 고민할 것도 없죠.
그런데 엑스박스는 켜자마자 꽉 차있고 아무런 설명도 없습니다. 위 사진은 이미 사용하고 있으니 게임이라도 보이는 것이지 처음 켰을 때는 사진에서 게임 관련은 다 빠지고 다른 것으로 빼곡합니다.
게임과 앱은 최근 사용한 순서대로 7개까지만 홈 화면에 뜨고 순서는 바꿀 수 없습니다.
다른 기기는 옆으로 넘기면 전체 게임을 볼 수 있지만 엑스박스는 '내 게임과 앱'을 눌러야만 볼 수 있습니다.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엑스박스에서 게임을 어떻게 찾아서 실행하는지 묻는 글도 간간히 보입니다.
배경화면은 설정에서 바꾸거나 마이크로소프트 엣지 브라우저에서 원하는 사진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
꽁꽁 숨겨놓은 다른 콘솔과 달리 유일하게 정식으로 인터넷 브라우저를 지원합니다.
수가 적긴 하지만 움직이는 배경화면인 동적 배경화면도 있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 스위치, 기타 많은 기기들이 옆으로 넘기는 가로형 메뉴인 반면 엑스박스는 세로형입니다.
보통 옆으로 넘기면 모든 메뉴가 나오지만 엑스박스는 밑으로 내려야하죠. 위 사진은 홈 화면에서 아래로 이동한 모습니다. 밑으로 쭉 이어지죠.
각 앱마다 간단한 기능을 보여주고 앱 아이콘이나 옆의 설명을 누르면 앱을 실행합니다.
순서를 바꾸거나 새로운 앱을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앱 얘기를 하는 김에 말하면 엑스박스의 특징 중 하나는 웹브라우저인 마이크로소프트 엣지입니다.
윈도우 기본 브라우저인 엣지를 말하는 것이 맞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과 닌텐도 스위치는 일반적으로 웹브라우저 이용이 불가능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가능은 하나 특수한 상황에서만 가능하며 까다로운 방식으로만 사용할 수 있죠.
하지만 엑스박스는 엣지가 기본 포함으로 편리하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편리하게'라는 표현은 다른 기기와 비교해서이고 PC보다는 많이 불편합니다.
홈 화면에 없기 때문에 엑스박스도 브라우저가 없는 줄 아는 사람도 있으나 '내 게임과 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설정 화면은 또 다릅니다.
플레이스테이테이션, 스위치가 세로형인데 반해 엑스박스는 가로형입니다.
설정은 상당히 이상합니다.
예를 들어 일반 - 개인 설정을 누르고 프로필 - 프로필 사용자 지정을 누르면 프로필을 바꿀 수 있습니다.
여기서 뒤로 가면 바로 위 사진과 같은 기본 화면으로 옵니다. 이게 첫번째 문제입니다. 보통 상위 메뉴(프로필)로 가야지 바로 최상위 메뉴로 와버리죠.
다른 프로필 설정을 하려면 다시 프로필 설정까지 가야합니다.
이건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두 번째는 그럴 수 없을 겁니다.
자, 이 상태에서 뒤로 가면 홈 화면이 나오겠죠? 기본 설정 화면이니까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겠죠?
아니요. 뒤로 가면 다시 프로필 사용자 지정 화면으로 갑니다. 여기서 뒤로 가야 홈 화면으로 이동하죠.
이게... 이게 대체 뭐죠? 왜 이렇게 되는 건가요?
모든 설정이 이런 게 아니라 프로필, 저장장치 등 일부만 그렇습니다. 일관성이 없어요.
UI는 아직도 적응이 안 됩니다. 콘솔 UI 중에서는 독보적으로 안 좋고, 다른 기기를 포함해도 안 좋은 편이라고 봅니다.
엑스박스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UI가 나쁘다는 말은 쉽게 찾을 수 있으며 크게 불평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지언정 좋다는 사람은 보기 어렵습니다.
과거 엑스박스 원 UI를 보면 이것도 그나마 간소화된 편입니다. 괜히 엑스박스 360 시절 UI가 좋다는 사람이 있는 게 아니더군요.
UI는 엑스박스 원과 시리즈 X|S가 동일하며 동적 배경화면은 시리즈 X|S에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전 제품도 지원해준다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차세대의 새로운 느낌이 없다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게임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죠.
엑스박스에서 게임을 이야기하면 엑스박스 게임 패스를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저렴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임 구독 서비스로 몇 년전부터 마이크로소프트가 전력을 다하고 있는 서비스입니다.
최근 개편한 소니의 구독 서비스인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게임 패스가 평판이 좋아지는 일도 있었죠.
최근 기대작을 연기하면서 실망한 사람도 많지만 AAA 게임만 할 것이면 계속 구독하기보단 출시할 때 맞춰서 구독하는 게 낫습니다.
그게 구독제의 장점입니다. 원할 때 끊고 이을 수 있다는 것.
게임 패스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구독제들이 그렇듯 가성비입니다.
게임 패스를 게임계의 넷플릭스라고 하나 이해하기 쉽게 비유한 것으로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넷플릭스는 독점작을 무기로 삼고, 게임 패스도 비슷하지만 게임 패스는 게임을 구입할 수도 있기 때문에 가치를 알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출시한 인디 게임인 숲속의 작은 마녀는 18,000원입니다. 오늘 출시한 스나이퍼 엘리트 5는 51,000원이죠.
게임 패스는 1개월간 7,900원이고 가입하면 위 2개 게임을 구매하지 않고 할 수 있습니다. 1개월 동안 둘 중 무엇을 단 하나만 하더라도 이득인 겁니다.
게임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후속작이나 전작, 개발사의 다른 게임을 구매하거나 게임 패스에서 내려가기 전에 끝내지 못해 추후 구매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게임 패스 가입자는 할인도 되기 때문에 구매 장벽이 더 낮죠.
게임 패스가 현 시장에 좋은지 나쁜지는 몇 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이견이 있습니다. 다만 처음에는 대단치 않게 생각했던 서비스가 이제는 심심하면 언급될 정도로 커졌다는 건 확실합니다.
이런 이야기는 그만하고 그래서 게임이 어떤지 말해야겠군요.
2개월간 튜닉, 더 와일드 앳 하트, GTA, 숲속의 작은 마녀, 포르자 호라이즌, 피파, 어 메모어 블루, 언패킹 등을 했습니다.
보통 엑스박스는 기어스, 헤일로, 포르자 등의 자사 게임을 추천하는데 내려갈 일 없어 언제라도 할 수 있는 자사 게임보다는 타사 계약 게임을 주로 하며 가벼운 게임을 더 좋아합니다.
그래서 인디 게임을 많이 즐겼습니다.
AAA 게임은 관심을 많이 받기에 정보가 많지만 인디 게임은 정보를 찾기 어렵습니다. 재밌는지 어떤지도 알 수가 없죠.
과거 글만 보던 시절에서 영상까지 생겼으니 훨씬 낫긴 하지만, 그 반동으로 체험판이 줄어들었습니다.
상황은 악화되어 체험판을 유료로 제공하는 플랫폼이 나타난 수준까지 추락했죠.
그런 상황에서 부담 없이 게임을 할 수 있는 건 상당히 좋은 일입니다. 게임이 재밌는지 아닌지는 결국 해봐야 알 수 있으니까요.
언패킹, 어 메모어 블루 등이 그랬습니다. 정보로는 괜찮아보였지만 실제 해보니 마음에 들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후자는 플레이 시간도 상당히 짧았죠.
숲속의 작은 마녀는 앞서해보기로 출시했고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개발 중인 게임이고 반복 플레이 요소도 없어 플레이 타임이 짧습니다.
어느 정도 완성될 때까지는 구매하지 않았겠지만 게임 패스로 쉽게 접근할 수 있었죠.
출시 후 크게 비판받은 GTA 산안드레아스 데피니티브 에디션도 괜찮았습니다. 구매해야했다면 안 했겠지만요.
어벤져스도 오래되서 패치를 했기 때문인지 할만했습니다. 그래픽도 꽤 좋습니다. 다만 어벤져스는 성능 모드로 할 경우 팬 소음이 꽤 큽니다. 레딧이나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언급하는데 자신의 엑스박스는 무슨 게임을 하든 조용하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누구 말이 맞는지 모르겠군요. 팬 소음이 큰 엑스박스가 불량일까요?
그리고 게임 패스 얼티밋에 가입했다면 클라우드로도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게임을 설치하기 전에 맛보기로 해볼 수가 있죠. 엑스박스나 PC 엑스박스 앱에서는 진동도 잘 됩니다. 브라우저나 모바일에서는 지원하지 않는 게 아쉽습니다.
화질은 최대 1080p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좀 더 흐릿합니다. 그래서인지 엣지 브라우저에서는 안티앨리어싱 같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데 엣지에서만 가능해서 엑스박스에서도 제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얼티밋 가입자는 게임 아이템이나 다른 서비스 이용권을 주는데 아이템은 대체로 자잘한 것이고, 이용권은 한국에서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게임 패스와는 별개로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와 거의 동일한 엑스박스 라이브 골드라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매달 가입자만 받을 수 있는 게임을 증정하는데 게임 패스에 집중한 뒤로 품질이 상당히 나빠졌습니다.
한국어 지원 게임도 적기 때문에 크게 기대할 수준은 못 됩니다. 그나마 360 게임은 완전하게 소유할 수 있다는 점이 위안입니다.
단점을 얘기해보자면 엑스박스 게임 패스의 많은 게임은 PC 게임 패스로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엑스박스만의 장점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PC에 없는 게임도 있지만 PC도 엑스박스에 없는 게임이 있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최대 4K HDR 120프레임이라는 장점이 있긴 하나 인디 게임은 시리즈 X|S 최적화조차 안 하는 경우가 많고, PC가 좋다면 가치가 퇴색됩니다.
한국에서는 지원 게임이 좀 적습니다.
폴아웃 4,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 디스아너드, 웨이스트랜드 3 등 자사 게임조차도 한국에서는 플레이할 수 없습니다.
지역을 미국이나 다른 나라로 바꾸면 되긴 하지만 클라우드는 안 됩니다.
그리고 게임 패스 게임은 기어스 5 같은 일부를 제외하면 자사 게임도 DLC는 별도로 구매해야합니다. 포르자 호라이즌, 마인크래프트 던전스 등이 이런 경우입니다.
한국어 지원이 다른 플랫폼보다는 부족합니다.
게임 패스에서 한국어를 지원하는 게임이 200개가 넘고, 게임 패스에 없는 게임도 한국어를 많이 지원하지만 한국 유통사가 번역한 게임은 엑스박스만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디지털인데도 PC는 지원하더라도 엑스박스는 지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용자 수의 차이가 상당하니까요.
많은 게임이 한국어를 지원하지만 다른 플랫폼에서는 한국어를 지원해도 엑스박스에서는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걸 받아들여야합니다.
이걸 받아들여도 또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자사 게임의 한국어 지원이 시원치 않다는 겁니다.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2, 크랙다운 3, 사이코너츠 2, 웨이스트랜드 3 등 자사 게임도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다른 콘솔 개발사라면 보기 어려운 일이죠.
그라운디드, 씨 오브 시브즈처럼 나중에 지원하는 경우도 있긴 하나 드뭅니다.
또한 오래된 게임도 게임 패스에 있는데 현재 즐기길 바란다면 뒤늦게라도 한국어를 지원해야할텐데요.
그리고 한국어 지원 게임조차도 번역이 좋지 않습니다. 헤일로 인피니트나 기어스 5 등 한국어 음성을 지원해주는 건 정말 좋은 일이지만 정작 번역이 이상합니다.
마인크래프트 던전스는 '구르기'라는 행위가 아이템 설명에서 구르기, 롤, 롤링 등으로 번역이 다릅니다. 한 게임에서 한 가지 행위를 이렇게나 다양하게 번역하다니... 아이템마다 번역가가 다른가요?
또 또 다른 문제도 있습니다.
엑스박스 스토어에는 게임에 따라 언어 정보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합니다. 그래서 게임이 한국어를 지원하는지 아닌지 알 수 없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래서 엑스박스 사용자들이 직접 개발사에 한국어 지원 여부를 물어보고, xKorean이라는 앱까지 만들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일을 하지 않아서 사용자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지경입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한국에서는 사용자가 적습니다.
헤일로 인피니트, 기어스 5 등 자사 게임도 멀티플레이가 원활하지 않습니다.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는 게임은 그나마 낫습니다. 점점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는 게임이 늘어나는 게 다행이죠.
'잘 팔려야 현지화를 한다 VS 현지화를 해야 팔린다'는 옛부터 이어지는 논란이지만 스위치가 전자, 플레이스테이션이 후자였고 둘 다 결국 잘 됐습니다.
그 다음은 위에서 이어지는 문제로 패키지를 보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이 문제는 사람에 따라 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엑스박스의 인기가 떨어지니 게임 패키지도 날이 갈수록 줄어들었는데 마이크로소프트가 게임 패스를 밀며 디지털에 전력을 다하면서 심화되었습니다.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는 패키지를 볼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자사 게임조차도 패키지를 판매하지 않습니다. 엘든 링이나 사이버펑크 2077처럼 엄청난 기대작이나 가끔 볼 수 있죠.
게임 패스에 모든 게임이 있는 건 아니니 패키지로 게임을 하고 중고로 팔아 저렴하게 게임을 하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한국에서는 불가능합니다.
모으는 걸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안타까운 일이죠.
마지막으로 사람들에게는 마이크로소프트 자사 독점작이 많이 없는 게 꽤 큰 문제입니다.
게임 패스를 가입하게 만들 유인책이 되야할 AAA 독점작이 없다는 것이죠.
과거 게임은 있으나 작년 포르자 호라이즌 5 이후로 6개월간 한 개의 게임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실망하는 사람들이 있는 거고요.
게임 패스는 게임을 많이 할수록 이득입니다. 위에서 봤듯이 1개만 해도 이득이고, 게임이 많다보니 생각도 하지 못한 보물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AAA 게임만 하려는 사람은 이런 건 관심도 없죠.
최근 코타쿠가 SNS 글을 인용해서 게임 패스를 끊겠다는 사람이 늘었다는 기사를 썼고, 게임 패스 공식 트위터가 AAA 게임으로 자신을 제한한다고 응답했습니다.
게임을 안 낸 건 엑스박스 측이니 약간 적반하장 같지만 인디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AAA 게임 외에는 게임 취급도 하지 않는 수준의 기사에 화를 낼 수도 있습니다.
기사에서 가장 추천을 많이 받은 댓글도 게임 패스의 가치는 엄청나며 게임 패스에서 가치가 없다는 사람은 미쳤거나 매달 게임을 사는 사람이라는 내용입니다.
AAA 게임 아니면 취급도 안 한다 혹은 시간이 없어서 못한다면 이해하지만 전체적인 가치가 투명하게 드러나있는데도 가치가 없다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거죠.
험블 초이스랑 비슷합니다. 가치가 있는 건 확실합니다. 마음에 드는 게임이 있는지는 별개로 말이죠.
그래서 자신이 유명한 게임, 규모가 큰 게임만 한다면 게임 패스를 추천하지 않습니다. 아니면 과거 유명작들만 하고 끊으세요.
게임 관련 기능을 보면 2가지가 있습니다. 퀵 리줌, 그리고 스크린샷과 영상 공유입니다.
퀵 리줌은 여러 게임을 켜놓고 바꿔가면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게임을 하다가 다른 게임을 켜고, 다시 이전 게임으로 돌아가면 잠깐 기다린 다음 이어서할 수 있습니다.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이지만 사용해보기 전이나 다른 콘솔을 사용해보지 않았다면 잘 느끼지 못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PC에서는 여러 게임을 켜놓고 하는 거야 당연한 기능이고 같은 게임을 여럿 실행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다른 콘솔은 게임을 바꿀 때마다 게임사 로고를 보고, 게임 타이틀을 보고, 게임 시작 혹은 계속하기를 눌러야합니다.
최악의 경우는 게임사 로고, 협력사 로고, 엔진 로고, 권리, 주의점, 게임 타이틀, 메뉴, 어떤 게임 모드를 할지 선택, 게임 저장 파일을 선택, 이 파일로 할지 말지를 확인한 뒤 로딩을 기다리고 시작하는데 각 과정에서 버튼을 눌러서 건너뛸 수도 없는 겁니다.
퀵 리줌은 이 부분이 없습니다. 그냥 잠깐 기다리면 하던 곳에서 이어서할 수 있습니다.
PC와의 차별점이라면 PC는 켜져 있는 게임에 자원을 사용하지만 퀵 리줌은 그 상태로 멈춰놓는 것이라 자원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기기를 껐다 켜도 이어서할 수 있습니다.
게임이나 컨트롤러의 기능 같은 것과 달리 구매 전에는 체감하기 어렵지만 사용해보면 상당히 편합니다.
다만 멀티 플레이 게임은 퀵 리줌을 지원한다고 표시해도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간간이 퀵 리줌이 제대로 되지 않고 게임이 꺼져버리는 문제가 있으니 퀵 리줌만 믿지 말고 저장을 잘 해야합니다.
또 다른 주의점으로 업데이트를 하고 난 직후에는 게임을 다시 시작해야해서 퀵 리줌이 안 됩니다.
스크린샷과 영상 공유는 대단하지는 않습니다.
새 컨트롤러에 공유 버튼이 생겨서 촬영이 편리해지긴 했습니다. 이전에는 다른 버튼을 2번 눌러야했죠. 공유 버튼은 PS4에서 먼저 등장했습니다.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먼저 홈 화면이나 메뉴, 설정은 촬영할 수 없습니다. 찍으려고 하면 스크린샷 실패라고 뜨죠.
그래서 엑스박스 커뮤니티에서 메뉴나 오류가 올라오면 전부 직접 찍은 사진입니다.
왜 안 되는지 궁금하군요.
다른 하나는 모든 것을 엑스박스 서버에 올릴 수 있다는 겁니다. 자신만 보거나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죠.
최대 10GB까지 올릴 수 있으며 30일 동안 아무도 보지 않으면 자동으로 삭제됩니다.
다른 콘솔보다 여유가 있는 편인데 소니는 PS5에 들어서야 14일간 서버에 올릴 수 있게 바꾸었습니다. 스위치는 그런 거 없습니다.
스크린샷과 영상은 외장 저장 장치에 저장해놓지 않으면 초기화할 때 사라집니다.
초기화 설정 중 '앱과 설정을 남기고 초기화'라는 설정이 있는데 파일은 남지 않습니다.
처음 초기화하기 전에는 서버에 게임 스크린샷을 올리지 않았는데 초기화하고 전부 사라져서 조금 슬펐습니다.
따로 보관하지 않는다면 서버에 자동으로 올리기를 권장합니다. 자기 혼자만 볼 수 있게 설정할 수도 있어요.
올린 건 PC와 모바일에서 다운로드하거나 공유할 수 있습니다.
서버에 자동으로 올리려면 엑스박스 설정의 '계정 - 개인 정보와 온라인 안전 정보 - Xbox 개인정보 - 게임 콘텐츠에서 내 캡처 업로드 허용'을 해야합니다.
다운로드할 때 개인정보 설정으로 다운로드가 안 될 수 있습니다.
앱에서는 개인정보 설정 때문에 안 된다는 소리만 하고 어떻게 해야하는지는 알려주지 않죠.
이럴 때는 위와 같은 메뉴에서 'Xbox 외부와 공유에서 Xbox 외부에서 공유'를 허용해야합니다.
이렇게 하고도 안 되면 앱을 껐다 켜보고, 위 설정을 허용했다가 차단했다가 몇 번 반복해보세요.
그래도 안 되면 개인정보 설정에서 기본값으로 바꾸면 됩니다. 이런 부분은 제대로 설명해주길 바랍니다.
다운로드 외에도 사용하면서 겪은 문제가 몇 가지 있습니다.
먼저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를 계속 업데이트하라는 문제입니다. 스토어에 들어갈 때마다 뜨고 아무리 업데이트해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꽤 유명한 문제더군요.
초기화하고 나서는 빈도 수가 적지만 여전히 기기를 켤 때마다 업데이트하라고 합니다.
다른 문제로 온라인 - 오프라인 전환이 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설정에서 오프라인을 아무리 눌러도 오프라인이 되지 않았죠. 초기화하니 해결되었습니다. 몇 번 재시작했으면 해결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게임에서도 몇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튜닉이라는 게임은 게임을 하다 간혹 꺼집니다. 퀵 리줌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다른 게임보다도 잦습니다.
한 번은 그래픽이 이상해진 적도 있었습니다. 재시작하니 괜찮아졌습니다.
GTA 산안드레아스 데피니티브 에디션에서는 지방 검사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는 임무 중 주차장에 가니 들켰다면서 실패, 이어서하려니 게임이 꺼집니다.
이어하려고 몇 번이나 시도해도 꺼져서 결국 처음부터 다시 하려다 관뒀습니다.
원작에서는 PC에서 버그를 사용하면 들킨다고 하는데 그런 적도 없고, 실패 이후 이어서할 수 없는 건 무슨 문제일까요?
다른 문제를 이야기하면 번역의 질이 나쁩니다.
엑스박스 게임 패스부터 '혜택가 준비되었습니다'라고 당당하게 보여주며 꽤 유명한 문제인 '예 / 아니오'를 '예 / 아'라고 표시하는 등 너무 많아서 일일이 말하기도 힘듭니다.
엑스박스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전체의 문제로 윈도우, 엣지, 오피스 등 모든 제품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위의 게임 번역은 외주라서 다른 문제로 볼 수 있지만 결국 마이크로소프트가 현지화에 그만큼 관심이 없다는 얘기죠.
그나마 최근에는 SNS 활동도 늘고,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인 공식 유튜브에도 영상을 올리면서 조금 나아지는 것처럼 보이기는 합니다만 언제까지 유지할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지는 미지수입니다.
닌텐도 스위치도 초기에는 현지화가 좋지 않았지만 판매량이 늘자 현지화에 적극적으로 바뀌었는데 엑스박스가 그렇게 팔리기는 어렵겠죠.
판매와는 별개로 엑스박스는 PC, 클라우드 게임도 제공하며 한국에서 클라우드 게임 이용률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 이렇습니다.
한국 뿐만 아니라 영어 외의 언어는 대부분 상태가 좋지 않은데다 결정적으로 그리고 윈도우도 번역이 좋지 않은 걸 보면 의지의 문제 같기도 합니다.
스팀 링크, 플레이스테이션 리모트 플레이처럼 엑스박스도 원격 플레이를 지원하는데 좋지는 않습니다.
해상도가 720p(HD)로 상당히 낮습니다. 2017년 4K 해상도를 지원하는 엑스박스 원 X를 만든 회사지만 현재까지도 이 모양입니다.
플레이스테이션은 PS4 프로부터 1080p(FHD)이며 PS5는 최대 1080p에서 대역폭에 따라 조절합니다. 둘 다 낮긴 하지만 엑스박스보다는 높습니다.
오래 사용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끊기며 클라우드 게임이 아닌데도 클라우드 세션이 끊겼다고 합니다.
원격 플레이를 중단해도 엑스박스는 꺼지지 않습니다.
원격 플레이 이후 엑스박스는 켜져 있으나 켜져 있지 않은 이상한 상태를 유지합니다.
전원 버튼의 LED는 꺼져있으나 기기는 켜져있고, 전원 버튼을 누르면 부팅음이 나지만 그것뿐입니다. 다시 전원 버튼을 눌러서 꺼봐도 LED만 꺼지고 기기는 안 꺼집니다. 컨트롤러를 연결해서 꺼야만 꺼집니다.
오랜 시간 기다리면 자동으로 꺼지지만 정말 오래 기다려야합니다. 왜 바로 꺼지지 않는지 알 수 없습니다.
원격 플레이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할 수 없고 Xinput 컨트롤러를 사용해야합니다. 꼭 엑스박스 컨트롤러일 필요는 없습니다.
엑스박스를 대기 모드로 설정하고 인터넷을 연결한 상태에서 PC와 모바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DRM 글에서 언급했다시피 오프라인 모드는 애매합니다.
오프라인 모드에서는 게임을 실행하면 동기화 오류를 띄우며 오프라인으로 한다고 게임마다 확인해줘야합니다.
퀵 리줌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며 게임을 변경하고 30초 정도 기다려야 게임이 바뀝니다. 안 바뀌는 줄 알았는데 기다리니 바뀌긴 합니다.
게임 패스 게임은 마지막 온라인부터 30일간은 오프라인으로 할 수 있습니다. 위의 문제를 버티면서 해야하지만 말이죠.
또 다른 문제라면 AS입니다.
엑스박스는 수리를 하지 않고 무조건 리퍼로만 처리합니다. 기기에 애정을 표현했어도 포기해야합니다.
한정판도 예외는 없어서 한정판을 맡기면 일반판 리퍼로 받아야합니다.
이 정책은 무상 보증 기간인 1년 이내라면 괜찮지만 이후는 작은 고장도 리퍼로 처리해 비용이 비쌉니다.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지만 콘솔이나 컨트롤러 한정판은 엑스박스가 제일 많이, 잘 뽑아내고 있습니다.
수량이 매우 적거나 대부분은 행사용인 것이 문제인데 그래서 뛰어난 것 같기도 합니다.
직접 사용해보니 구매 전에는 생각도 못한 장점이나 단점이 꽤 보입니다.
성능이 좋은 PC가 있는 상황에서는 엑스박스 콘솔로만 나오는 게임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구매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는 동의하는 편입니다.
PC보다 나은 부분도 있지만 콘솔에서만 할 수 있는 게임이나 기능이 가격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최대한 자세히 다루려고 하니 생각보다도 더 장황해졌습니다. 엑스박스라는 콘솔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추후 떠오르는 부분은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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